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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중국 다롄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SK하이닉스 첫 대규모 인수합병 사례
단숨에 낸드플래시 점유율 23%대로 2위
인텔, 3분기 실적발표 앞두고 ‘사업재편’
에스케이(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경기도 이천공장의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20일 오전 인텔이 중국 다롄에 운영중인 메모리 사업부문을 10조 31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대상은 인텔의 중국 다롄의 SSD 사업 부문, NAND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등이며 옵테인사업부를 제외한 생산시설 전체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일본의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에 4조원대의 지분투자를 해온 것을 빼고는 인수합병을 한 사례가 없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갈 전망이다. 올 2분기 기준 메모리반도체에서 낸드플래시 부문의 시장 점유율은 1위 삼성전자(37.4%), 2위 키옥시아(17.2), 3위 웨스턴디지털(11.5%)에 이어 하이닉스(11.7%), 인텔(11.5%), 마이크론테크놀로지(11.5%) 3개 업체가 대등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2분기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 현황. 스태티스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이석희 CEO는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김정기 에스케이하이닉스 홍보실장은 20일 <한겨레>에 “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은 디램으로 편중되어 있어 매출기준 디램이 72.7%, 낸드가 23.7%를 차지했다. 낸드쪽을 강화하게 되어 디램과 낸드 양날개로 갈 수 있게 된다”고 이번 인수 계약의 의미를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하이닉스가 SSD쪽의 강점을 지닌 인텔의 낸드 부문을 인수할 경우 하이닉스의 매출 비중은 디램 58.7%, 낸드 38.4%로 구성되게 된다. 한편 인텔은 중국 다롄 공장을 매각하게 되어 사업구조의 무게 중심이 비메모리 반도체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인텔은 컴퓨터의 핵심부품인 중앙처리장치(CPU)를 핵심으로 하는 반도체기업의 대명사격이지만, 이 회사는 메모리 사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인텔은 1960년대 후반 메모리 제조업체로 출발해, ‘무어의 법칙’이 설명하듯 반도체의 집적도를 높여가며 반도체산업의 이정표를 제시해왔다. 하지만 1980년대 일본의 메모리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비메모리 위주로 진로를 변경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18년 공급과잉으로 인해 침체기를 겪었지만 지난해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섰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늘어나 활황을 보이고 있다. 시장분석기관들은 향후 몇 년 동안 메모리반도체 활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인텔의 낸드 부문 매각 결정은 인텔이 처한 상황과도 관련이 깊다. 올들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남에 빠라 반도체 업종은 큰 수혜를 누렸지만, 인텔은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가치가 떨어졌다. 30개 반도체 회사의 주가를 합산해 계산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약 30% 상승했지만, 인텔 주가는 오히려 15% 넘게 하락했다. 특히 개인용컴퓨터 CPU 부문에서 에이엠디(AMD)의 시장점유율은 5년전에 비해 2배이상 증가한 17%로 상승한 반면, 그만큼 엔텔은 시장 지배적 지위에서 밀려났다. 인텔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목표로 한 수익을 내지 못하자 사업 철수를 추진해왔다. 인텔의 최고재무책임자 조지 데이비스는 지난 3월 “데이터센터에서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증대되고 있지만 인텔은 기대했던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이 부문에서의 고전을 인정하기도 했다. 인텔은 지난 1월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한 신기술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의 지분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 5G 네트워킹, 자율주행 기술 등 장기적 성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오는 22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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