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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0, 2020

국내 최고 자본시장(Capital Markets) 미디어 - 더벨(theb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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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산업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다. 막대한 비용과 오랜 연구기간이 불확실성을 높인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섣불리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처럼 성공사례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 바이오 사업을 중단했거나 실패를 경험한 대기업으로선 시샘의 대상이다. 뒤늦게나마 사업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더벨은 국내 대기업 바이오의 현주소와 그들의 도전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08: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는 '분식회계'다. 승계 이슈까지 맞물려 벌써 5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다른 하나는 합작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직전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으로 회계처리를 변경했는지 여부다.

분식 논란 속에서도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10년 전 삼성이 내세운 신성장 동력 중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분야가 바이오 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어느새 시가총액 50조원의 규모로 성장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개발까지 역량을 넓히고 있다.

분식은 대체적으로 회사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리는 것을 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분식 논란에 대한 해법일 수 있다.

◇5년 전 5조원 가치는 과잉 평가였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에 남긴 1조9200억원의 순이익은 분식회계 논란의 불씨였다. 91%의 지분을 보유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재분류하면서 발생한 회계상 이익을 두고 '고의성'과 '편법'의 꼬리표가 달렸다.

2014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부가에 적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보유 지분가치는 4612억원이었다. 지분율 90.3%를 감안해 기업가치를 역산하면 5107억원이다.

2015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공정가치는 5조원대로 뛰어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지분법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4조55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 이익을 봤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는 고평가된 것이었을까. 1년 만에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뛰어오른 만큼 과대 계상이란 지적은 나올 만하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과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판매승인을 앞두고 있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셀트리온을 필두로 국내 바이오 업체가 개척한 영역이다. 신약의 절반 값으로 같은 효능을 보이는 바이오시밀러는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를 2016년 1분기 유럽에 출시했다. 베네팔리의 누적 판매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2조원에 달하고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공가도를 그리고 있다. 작년에는 매출 7658억원에 영업이익 1228억원을 올리며 창립 이후 첫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개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은 총 9개다. 이 가운데 5개 제품을 승인 받아 판매 중이다. 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 등 글로벌 3대 자가면역질환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모두 개발한 점이 특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비상장사인만큼 몸값을 제대로 평가하긴 어렵다. 성장이 빠른 바이오 회사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에는 정답이 없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장부가는 아직 5조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적정 몸값을 20조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종속회사 → 관계회사 변경은 적절했나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지분법 관계회사로 변경해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당시 9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만큼 고의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삼성 측은 지분율 같은 '형식'보다는 '실질적 지배력'을 회계에 반영해야 하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원칙을 따랐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그해 10월 바이오젠이 삼성 측에 콜옵션 의사를 표명한 레터를 보냈다.


해당 콜옵션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바이오젠이 제안한 '안전 장치'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었다. 당시만 해도 삼성은 바이오 산업에서 신생 업체였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만큼 실패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이 필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러 글로벌 제약사에 협업을 제안했고 바이오젠만 유일하게 이를 수락했다. 현재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만든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팔린다.

다만 바이오젠은 사업 불확실성에 대한 담보가 있었다. 삼성 측은 동등한 비율의 합작 투자를 원했지만 바이오젠은 초기엔 15%의 지분만 투자하고 콜옵션을 요구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에서 성공할 경우 지분을 넣는 안전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초기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 85%를 책임지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단독으로 지배했다. 이사회 80%와 대표이사 지명권도 삼성 몫이었다. 지배력이 공고했고 종속회사로 두는 회계처리가 2014년까지는 문제될 게 없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1주까지 사들일 수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의 지분 격차가 '1주'에 그치는 만큼 회계 원칙 상 종속회사로 둘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바이오젠의 이사 선임 요구도 받아야 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판매된 이후의 상황을 면밀하게 체크하다 2018년이 돼서야 콜옵션을 행사했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까지 콜옵션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콜옵션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분류하는 게 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를 초기엔 확인할 수 없었고 콜옵션 행사 이후라야 지배력에 변화가 생긴만큼 회계 준칙에 따른 조치였다고 항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숫자로 평가하는 것이 회계 처리다. 기업의 본질 가치는 숫자와 다소 괴리를 보이기도 하고 때론 시차를 두고 변하기도 한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초기 오해를 살만한 회계 처리를 한 점이 있다. 하지만 5년 전 분식 논란의 중심이었던 '숫자'와 비교하기 무색할 만큼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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